top of page

레가토/ Regato ( 소설/Novel)

 

이 소설을 쓰기 전부터, 쓰는 동안에도, 다 쓴 후에도, 끊임없는 실패의 에감에 시달렸다. 아마도 작가라면 누구에게나 그런 면이 있을지 모른다. 백전 백패의 글 감을 자기 혼자서만 애지중지하는, 언젠가는 그것을 전심전력을 다해 써 내려가는, 그리하여 마침내 실패가 예정된 길을 가고야 마는 그런 면들이.  …(중략)…

무엇인가, 저것은? 단단하고 무겁지만 한없이 늘어지는, 내가 질 질 끌고 왔고 계속 질질 끌고 가야 할, 삶을 닮은 저것은?

외롭고 우뚝하다. 나는 타인에게 가 닿지 못하고 타인은 내게 다가오지 못한다. 우리는 그렇게 각자 자기에게 묶인 채, 고통스럽고 자랑스럽게 시간을 견딘다.

검은 숲과 황량한 벌판, 사막과 극지를 사랑하겠다.

이곳이 나의 장소라면, 천 번이라도 만 번이라도 사랑하겠다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글 . 권여선작가

bottom of page